
인도네시아 자바(Java)섬 동부에 위치한 말랑(Malang). 과거 인도네시아를 지배한 네덜란드의 영향으로 건물, 도로, 골목 등 도시 곳곳에 유러피안 스타일과 인도네시아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패션쇼가 개최되었습니다. 끄바야1)부터 순백의 드레스까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디자인의 옷들은 이 도시를 닮은 것 같은데요, 이 패션쇼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걸까요?
패션쇼의 현장
직업훈련센터의 시작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의 영향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하루 최대 2,069명 사망, 누적 사망자 10만 명 이상을 기록하였으며, 대규모 실업 및 경제활동 제한 등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말랑 지역의 많은 여성은 가족과 일터뿐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프렌즈는 KT&G와 협력하여 말랑 지역에 취약계층 여성들의 자립과 역량 강화를 위한 KT&G직업훈련센터(UKCW대학 부설 기관, 이하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봉제 교육 훈련의 이모저모
먼저 훈련생들에게 봉제 기술을 제공하여 직업 기술을 터득하고,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높은 비용을 들여야만 하는 지역사회 내 사설 교육기관과 달리, 취약계층이 교육비 부담 없이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센터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훈련생들은 이곳에서 탄탄한 이론 교육과 실용적인 실습 과정을 통해, 상품성 있는 옷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봉제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센터가 개소한 첫해부터 약 5.6: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그 후로도 센터의 능력과 효과를 인정받아 40명을 모집하는 기초반에 387명이 지원하는 등 현지의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99%의 수료율로 많은 훈련생이 수료 후에 취업과 창업 등 배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뿐 아니라, 자녀의 등록금이나 가족 병원비 등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가계의 주요 소득원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여기, 2기 훈련을 수료한 데시라는 여성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려니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저는 코로나19로 갑자기 남편을 잃었어요. 센터 등록 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때였죠. 처음 소식 듣고 충격으로 쓰러졌을 때 제일 먼저 달려온 분이 교장 선생님이셨어요. 병원으로 데려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셨죠. 매일 울며 슬픔에 빠져있었는데, 계속 연락해 힘내라고 위로해주고, 할 수 있다고 힘을 줘서 슬픔을 극복하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어요. 이곳이 없었다면 저는 주저앉아 인생을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남편을 떠나보냈지만, 여기서 새로운 가족을 얻었어요. 사람들이 처음에는 제가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았는데, 수료증을 보여주니 바로 주문하더라고요. 교장 선생님 조언에 따라 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주문받기 시작했고, 그렇게 점점 신뢰를 얻어 지금은 주문량이 많이 늘었어요. 남편이 죽고 생계가 막막했는데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수입이 생겼고, 이제는 저와 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제 딸은 6살인데 저를 보면서 커서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대요. 제가 이곳에서 봉제 기술을 배운 것은 제 인생에 가장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후원해 주신 KT&G와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이러한 변화를 만드는 데에는 봉제 직업훈련 교사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4명의 교사는 절망감 가운데 있는 여성들이 봉제 교육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도록 헌신적으로 가르쳤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한밤중이나 주말에도 훈련생의 질문에 성심껏 응답해 주고 개별 지도를 이어가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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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바족에서 유래한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으로 주로 여성들이 ‘사룽’이라 부르는 치마와 함께 입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