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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희망이 꽃피는 이곳, 여기는 세네갈 칠레부바카르입니다.②
2024-10-10

칠레부바카르 마을에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있는데(없는 지역도 많답니다^^), 하나로 합쳐져 운영되는 중고등학교에 화장실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사정을 늦게 알게 된 것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력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연 아동 중 많은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학교와 관계를 더 긴밀히 이어가기 위해 교장을 만나 이야기하던 중 화장실 이야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수백 명의 학생이 있는 학교에 화장실이 없다니,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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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된 학교 화장실 



소식을 듣자마자 즉각 견적을 받아 공사를 시작하였고, 6칸의 여자 화장실과 4칸의 남자 화장실이 있는 2개의 멋진 화장실 건물이 완공되었습니다. 사방이 막혀 있는 건물형 구조로 내부에는 손을 닦을 수 있는 세면대도 만들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신식 화장실이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오래된 정화조를 수리해 사용하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공사비가 더 들어 정화조 수리까지 진행하려면 추가모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재정적 이유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 주기보다는 함께 일궈 가기 위해 정화조 수리는 학부모들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며 마음과 힘을 모으는 것이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변화와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몇 명의 학부모가 움직이지 않아 공사가 끝나고 몇 달이 지나도 정화조 수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모두 한마음이 되어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감사하게도 정화조 수리를 진행할 수 있었고, 이제는 모두가 함께 만든 깨끗한 화장실을 즐겁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장실을 보급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에 밀접한 영향을 미칩니다. 물과 하수 처리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에서는 매년 5세 이하 영유아 36만 명이 장티푸스와 콜레라 등의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고, 특히 여자 청소년의 경우 구분된 화장실이 있으면 학교 출석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네갈 사업장이 이렇게 지역사회를 후원하는 이유는, 결연 아동뿐만 아니라 후원을 받을 수 없는 지역사회 다수의 어린이와 청소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의 필요를 모색해 갈등을 예방하며,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이로 인해 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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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가지들 


마을 부녀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텃밭이 있습니다. 작년 우기 때 폭우로 대부분 물에 잠기고, 담장 한쪽도 무너졌지만, 감사하게도 담장 보수를 마치고, 농작물을 모두 잃었던 부녀자들도 용기를 내어 다시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농사의 첫 열매인 가지를 수확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텃밭에 참여했던 10명의 성과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단 하나도 수확하지 못한 여성도 있었고, 큼지막한 가지들을 몇 통이나 수확하며 판매에 성공한 부녀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성실하고 부지런히 가꾸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녀자들과 함께 모임을 하고 격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건기에는 텃밭을 가꾸기 위해 더 많은 수고가 필요합니다. 밭 곳곳에 저장고가 있지만, 자신들의 텃밭까지 양동이에 물을 담아서 뿌리는 일은 쉽지 않은 고된 작업입니다. 그렇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 그 일을 해내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황량하고 척박했던 이 땅이 이렇게 점점 생기가 넘치는 땅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나눔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희망찬 이야기가 여러분께 전해질 수 있도록 이곳에 끊임없는 사랑의 응원을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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