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사업장은 프렌즈와 함께 2021년 2월부터 북부 칠레부바카르지역에서 아동결연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결연한 아동이 89명이었는데, 이번에 30명의 아동을 새롭게 추천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진행했습니다. 저마다 다른 30개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께 기도로 올려 드리는 이 시간은 언제나 저희에게 많은 것을 선물로 줍니다. 관계의 확대와 더불어 이곳 사람들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만난 아이 중 한 아이는 몇 년 전 독사에 발이 물린 후 피부 괴사로 인해 한쪽 발에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5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절뚝거리는 다리로 먼 학교까지 걸어 다니는 것이 몹시 힘들 텐데도 매우 공부를 잘하는 기특한 친구입니다. 기도해주며 치료할 방법이 생긴다면 꼭 돕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또 한 아이는 나무막대기에 눈이 찔려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고, 어떤 가정은 몇 년 전 아버지를 잃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30가정을 일일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육체적으로는 매우 고된 일입니다.
5일에 걸쳐 모든 가정을 방문하던 중, 이미 방문을 마친 가정의 어머니가 저희를 다시 찾아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아동의 아버지 이름을 물었을 때, 어머니가 답을 했는데, 저희가 다녀간 후 아동이 왜 아버지 이름을 다르게 말했냐고 했다는 것입니다. 사정인 즉, 지금의 아버지를 친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원래 친아버지는 아동이 태어난 후 6개월 만에 사망했고, 재혼 후 지금의 아버지를 친아버지로 알고 생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데 가슴이 저렸습니다. 6개월 된 아들을 안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지금까지 그 사실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가 이 땅의 여성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끌어안고 기도해주며 위로해주는데, 여성의 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 ‘주님, 이들의 위로자가 되어주세요. 주님, 이들 인생의 깊은 그곳에서 마음을 나누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친구로 이들 곁에 있겠습니다. 지금 이곳에 있음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렇게 가정방문을 마치고 센터로 돌아오니, 이미 해는 저물었습니다. 몸은 지쳐 꼼짝도 하지 않고 눕고만 싶은 심정으로 마당에 들어서는데 수십 명의 사람이 센터 마당에 모여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결연 아동의 부모님들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연을 통해 받은 사랑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조금씩 돈을 모아 양 한 마리와 음료수 한 상자를 사서 왔다는 것입니다. 정말 큰 감동이었습니다. 흔히들 아프리카 사람들은 받는 것에만 익숙하다고 생각하는데, 선입견을 깨고 자발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부모님들은 북쪽 마을 중에서도 작고 가난한 마을인 칠레부바카르에 찾아온 저희가 지금까지 마을에서 했던 모든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결연사업으로 자신들이 받은 혜택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저희의 진심에 대해 감사를 표현해 주었는데, 이 부분이 저희에겐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저희 둘 뿐 아니라, 저희 아이들 역시 마을 주민들에 대해 존중하며 특히 마을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에 감동하였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감사함을 나누고, 우리가 함께 그려갈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 가정방문을 통해 추천된 30명의 아동들은 6월 2일 프렌즈데이를 통해 모두 후원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독사에 물려 장애를 갖게 된 일리야(가명)를 비롯해 몇몇 아이들은 보다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상황에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사랑 나눔에 동참하실 분을 기다립니다.
-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