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인도의 작은 시골 마을 티후리아에 있는 망고트리 학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던 입학전형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부모들이 다음 날 입학전형을 위해 이미 학교 주변에서 밤을 새울 각오를 하고 있었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할 망고트리 학교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할 수도 있어서, 고민 끝에 기존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선착순과 추첨을 병행하는 새로운 전형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난 후, 간절한 마음으로 주민들 간에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보다 배움이 절실한 아이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입학 신청하는 모습
그런데, 믿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발표 전 입학원서를 제출한 가정을 방문하는 중에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만났는데, 이 아이들 모두 입학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교사들 모두 놀라워했고, 마치 혼란 가운데서도 염려하지 말라는 그분의 격려와 같아서 감사의 기도가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너무나 힘들었던 과정이었지만, 25명의 아이가 1월부터 기쁨 가운데 공부를 시작했고, 티후리아 마을 망고트리 학교의 소중함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계기가 있었습니다. 지날 달 티후리아에서 좀 떨어진 교회에 방문했을 때, 한 부모님이 망고트리 학교에 어떤 특별한 활동이 있는지 물어보셔서, 질문하신 이유를 들어보았습니다. 그 부모님의 자녀는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데, 망고트리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딸은 어떤 이유에선지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하면 울음을 터뜨린다고 해서, 도대체 그 학교에는 어떤 좋은 것이 있길래 그런지 매우 궁금하다고 하셨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 학교에 많은 학부모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상급 학교에 진학한 졸업생들의 바른 성품과 어린이날 놀이동산행사 등을 통해 알려진 좋은 평판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망고트리 학생들의 행복한 얼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체육 시간
비록 학교의 시설은 콩나물시루같이 비좁은 공간에, 매일 아침 10시에는 단 하나뿐인 화장실 앞에 85명이 동시에 줄을 서야 하는 ‘토일렛 러시아워’가 있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이 모든 불편함도 뛰어넘을 만큼,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로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의 빛나는 얼굴은 다른 콜카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무엇보다 간절히 원했던 것은, 단순히 좋은 시설이나 마을 가까운 학교가 아닙니다. 그들은 신분 상승을 위한 발판보다는,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학교를 원했던 것입니다.
망고트리 학교가 아이들에게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정한 인도의 드림스쿨이 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