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인도 티후리아의 ‘망고트리 놀이동산’ 이야기를 전합니다.
놀이동산에는 ‘공으로 인형 맞추기’, ‘링 던지기’, ‘페이스 페인팅’, ‘과녁 맞히기’ 등 여러 코너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물풍선 코너’입니다.
원하는 술래를 골라 앉히고, 술래 머리 위쪽 벽에 물풍선을 던지는데, 술래가 누구냐에 따라 달란트가 달라집니다. 교사는 친구보다 비싸고, 교장 선생님과 학교 책임자 선생님은 제일 비싼 술래이지만, 아이들은 기꺼이 자신의 달란트를 지불합니다. 물맞을까 봐 움찔거리다, 이내 물을 맞고 시원하게 웃는 술래들이나, 던지는 짜릿함을 느끼는 학생들, 학교 마당 밖에서 관람하는 동네 사람들까지 모두 그야말로 박장대소하는 코너입니다.
이날은 교장 선생님의 공식행사용 사리(긴 천을 둘러 입는 인도 여성 전통 복장) 대신에 앞치마를 맵니다. 밤새 튀겨온 치킨 팝콘을 쌓아두고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파는 푸드존의 아줌마가 되어 아이들의 입까지 기쁘게 만들어 줍니다. 때때로 게임보다 먹는 데에 초집중하는 아이들도 꽤 있답니다. 이번에는 인도 국민 간식 ‘후츠카’를 파는 학부모를 초빙해서 후츠카 코너를 시작했는데 인기 만점!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입학전형일 전날, 출근하는 길에 또다시 학교 주변 이곳저곳 무리 지어있는 부모들을 보고 기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분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눠보니 심지어 우리 마을도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혹시 이전처럼 모든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미 망고트리 학교는 수준 높고 정성이 담긴 교육으로 동네 부모님들 사이에 밤을 새워서라도 입학시키고 싶은 학교가 되었는데, 놀이동산 개장으로 아이들에게도 다니고 싶은 학교가 되어, 동네에서 꽤 유명한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망고트리 학교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의미는,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여 더욱 행복하고 의미 있는 미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교육사업과 함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런 교육사업과 전략보다도 저에게 가장 큰 자랑이 되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우리 아이들과 제 마음에 행복과 큰 기쁨이 되어주고 있는 ‘망고트리 놀이동산’입니다. 실제로, 시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저의 두 딸도 어린이날만큼은 자기 학교를 빠지는 한이 있어도 매년 망고트리에 와서 참여하고 싶을 만큼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망고트리는 전문적인 교육 기회 제공뿐 아니라 아이들이 속한 환경 속에서는 누리기 힘든 여러 문화적 혜택들을 제공해 행복한 성장기를 보낼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쌓여가는 선생님의 응원과 손길, 잠 못 이룰 정도로 설레고 신났던 추억 한 페이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믿기 때문입니다.
후원자분들의 소중한 후원금이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기꺼이 내려놓고 주신 귀한 선물이자 헌신의 상징임을 잘 알기에, 이 사회의 문화와 필요에 적합하면서도 가장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망고트리와 프렌즈를 후원해주시는 모든 이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들의 미래의 삶을 지탱해줄 따뜻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이렇게 아름답게 쓰일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와 함께 마음 가득 뿌듯함을 느끼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