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초, 사이클론 세로자(SEROJA)가 인도네시아 숨바섬을 강타했습니다. 인명피해는 물론, 주요 도로가 침수되고, 많은 집과 건물이 붕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프렌즈는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식량 등 긴급구호키트를 배분한 바 있으며, 현재는 주요 시설물의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피해지역 주민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숨바섬의 빠른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원합니다. 신속한 긴급구호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후원으로 마음을 모아주신 후원자분들과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로 힘이 되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래의 글은 현지에서 긴급구호활동을 펼친 함춘환 활동가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입니다.
폭풍 피해로 무너진 집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지난 4월 초 숨바섬을 강타한 폭우와 폭풍, 홍수로 말미암은 재난이 발생한 후 숨바섬 산속 마을에 들어가 현지 상황을 보고 처음으로 느낀 마음이었다. 동숨바 지역을 강타한 폭풍으로 19개 마을에 세워진 센터 중 3개가 완전히 파손되었고, 3개는 약 50%가 파손되었으며, 2개 마을 주민들 집 약 150여 채는 아예 쓰러지거나 지붕이 날라가거나 벽들이 산산조각 나는 등 처참한 상황이었다. 또한, 경작하던 옥수수밭은 홍수로 완전히 쓸려 내려갔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곡식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메뚜기떼들이 구름처럼 몰려다니며 먹어 치우고 있어, 안 그래도 먹을 것이 부족한 숨바섬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굶주림 속에 놓여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게다가 몇몇 마을은 진입로는 산사태로 무너지고 교량이 홍수에 떠내려가 들어갈 수 없었고, 전화선도 모두 끊어져 마을 주민들과 일부 결연아동들, 현지 동역자들의 생사 확인이 되지 않아 정말 애간장을 태웠다.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떻게 도와야 할지 너무 답답한 심정이었는데, 그 때 프렌즈와 그동안 숨바를 위해 함께 협력하고 섬겨온 많은 분들이 이 소식을 듣고 신속하게 긴급구호기금을 모아주었다.
쌀과 간식을 나눠주는 모습
이렇게 모여진 귀한 기금을 가지고 4월 중순 숨바섬에 들어가 1차 긴급구호활동으로 쌀 25kg 300포대, 라면 300포대 및 식수와 어린이 간식들을 준비하여 18개 마을에 나누어 드리면서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고 각 마을 피해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산사태로 진입로가 막힌 지역들은 오토바이와 말을 사용하여 식량을 전달하고, 홍수로 물에 잠겨있는 지역은 작은 고무보트를 사용하여 식량을 전달하면서 가능한 모든 지역에 사랑이 전달되도록 힘썼다. 마을주민들은 생각지 못한 엄청난 재난으로 절망과 고통 가운데 있었지만, 긴급구호물품들을 받으면서 많은 한국 후원자들의 사랑과 섬김에 눈물을 쏟으며 감격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손길들에 진정으로 감사하였다. 그 후, 집을 잃어버린 동숨바 마을 이재민들이 마스크도 없고, 거리두기도 없이 대피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코로나가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너무나 열악한 환경과 코로나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 5월 말, 2차 긴급구호활동으로 쌀, 라면, 생필품들을 각 마을에 전달하였다. 그리고 6개 마을의 센터 복구 및 재건축 공사를 시작하였다.
환한 미소를 찾은 마을 주민들
아직 숨바섬 산속 마을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과 물품들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 그릇된 방식이나, 일방적인 물량 공세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현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도 있어 안타깝다. 그러기에 우리가 더욱 마음으로 마을 주민들을 품고, 가장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친구이자 이웃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비록 우리의 섬김이 모든 필요를 다 채울 순 없겠지만, 사랑의 통로가 되어 더 깊은 위로와 회복을 주실 그분의 섭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