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또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나라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 하는데요, 가까운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이라 하여, “新年快乐! (신넨 콰이러!)” 인사와 함께 만두와 비슷한 교자(餃子)를 먹는데, 교자의 ‘교(餃)’가 ‘바뀌다’라는 뜻을 가진 ‘교(交)’와 발음이 같아,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새해, 더욱 특별한 새해를 맞이한 중국 결연 아동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허잉루가 사는 곳은 중국 서부지역에 있는 산촌 마을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프렌즈는 이 지역의 농아인(편집자주: 청각장애 등으로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통칭하는 말) 가정 자녀들을 중심으로 결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수민족과 장애인을 향한 정부의 관심이 전에 비해서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취업에 많은 제한이 있다 보니 대부분 청소, 공장, 막노동 등 수입이 낮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농아인 부모님들은 자녀 양육에 있어 더 많은 어려움과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그래서 프렌즈와 현지 활동가는 일회성 도움을 주기보다 아이들이 친구처럼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장기적인 관심과 사랑 속에 자랄 수 있도록 힘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최근 허잉루와 다른 두 명의 아동들로부터 놀라운 소식이 왔습니다. 희망하던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내온 세 아동의 감동적인 편지를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 소개하려고 합니다. 먼저 허잉루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프렌즈 후원자님께
“검은색이 부족해, 최대한
검게! 더 진하게,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의 명암 교차선을
살려서~ 너무 지나쳤다! 이곳에 한 면을 잘라야지, 옆으로 가게 하고! 아래로 자르고~”
미술시간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면서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미술 선생님께서 저에게 많은 것을 말씀하셔서 힘들게 느꼈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니 그분의 엄격한 지도와 애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합니다.
저의 이름은 허잉루, 장애인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저를 기르셨는데, 아버지도, 저도 모두 농아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난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남을 도와주며 착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농인 자조모임에서 봉사를 하시고, 새로운 사람들을 잘 도와줍니다. 저 역시 아버지처럼 친구들과 모임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합격한 미술대학교는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3개의 대학 가운데 한 곳입니다. 저의 전공은 공예미술입니다.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온 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생생합니다. 무엇보다도 여러 해 동안 학비를 후원해 주신 후원자분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대학에 진학하여 그림 실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진정한 화가로 성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학업을 응원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후원자 분께 감사드리며 저희를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삶에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되고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문이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허잉루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꿈을 그리는 소녀가 되었습니다. 조용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한 아이가 더 넓고, 더 아름다운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허잉루와 같은 중국의 소수민족과 장애인들이 세상 밖에 나와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허잉루의 꿈과 또 다른 아이들의 새로운 꿈들을 프렌즈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