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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물, 그리고...물
2022-01-04

이번 호에서는 프렌즈의 세네갈 협력사업장인 칠레부바카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구일, 김성은 활동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샤워하고 나온 큰아이가 저녁을 준비하던 저에게 오더니, "엄마, 물이 너무 심한데요?" 라고 말하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우기 때문인지, 요즘 물이 더 더러워졌습니다.

저희가 사는 마을은 강물을 끌어 사용하는 마을입니다. 평상시에도 늘 누런 물이 나오고 때론 냄새도 심하지만, 최근 그 정도가 더 심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한 가정이 후원해주신 ‘카타딘’이란 필터로 한번 물을 걸러 식수는 사용하고 있지만, 그 외에 세탁, 설거지, 과일과 채소 세척, 샤워 등의 생활용수는 강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몸도 가렵고 뾰루지 같은 증상도 자주 생기고, 옷은 빨면 빨수록 누렇게 변합니다. 


큰아이의 말처럼 이곳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에 살 때 방송을 통해 가끔 보았던 강물을 저희 부부와 아이들이 사용하게 될 줄은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강물로 인한 어려움은 종종 우리가 쓰고 있는 이 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온 것인지 순간 깨달아질 때 찾아옵니다. 사실을 앎에도 그냥 무시할 땐 조금 괜찮은데 요즘엔 색깔이 너무 진하니 무시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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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강물에 쌀을 씻고, 샤워하고, 손을 닦을 때마다 마을의 이웃들이 떠오릅니다. 이 물을 마시는 이곳 사람들 말입니다. 깨끗하지 못한 물로 인해 많은 어려움과 질병을 안고 사는 이곳 사람들이 물을 틀 때마다 떠오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알고 보면 우리에게 허락된 큰 축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수도국이 하루빨리 생겨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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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마을 촌장과 원로, 부녀회장과 주민들이 참여하여 식수 및 마을공동텃밭사업의 기념식을 했습니다. 물로 인해 늘 어려움을 겪었던 이곳에 태양광 펌프가 설치되었습니다. 얻어진 물은 공동수도꼭지를 통해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그리고 수조를 통해 텃밭을 일구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선발된 가정들이 텃밭을 가꾸어 가계수입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기념식 내내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며, 평범한 토요일 아침을 예쁜 색으로 칠한 느낌입니다. 이들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마시게 되길... 그날은 오늘의 기쁨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이곳이 황무지이지만, 곧 이곳에도 생수가 흐를 것을 기대하며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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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프렌즈의 식수 개선사업은 세네갈, 차드,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칠레부바카르 지역 사업은 안암제일커뮤니티 후원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소중한 후원으로 함께해 주신 안암제일커뮤니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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