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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자원봉사의 추억, 그리고 핸즈온
2021-11-18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자원봉사’ 하면 어떤 이미지, 또는 어떤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필자는 2007년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태안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기름유출사고로 전문가들은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최소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10년이 채 되지 않아 태안의 생태계는 기적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든 기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이 기적을 만든 주인공은, 무려 123만 명에 달한 ‘자원봉사자’이었을 것입니다. 추운 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바위며 해안가 곳곳을 가득 채운 검은 기름띠를 걸레로 닦아내고, 또 닦아낸 수많은 숨은 영웅들이 태안의 앞바다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았던 것이지요. 


돌이켜보면 프렌즈 국내외 사업장에도 이런 숨은 영웅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고, 활동 후 편히 먹고 쉴 수 있는 흔한 숙소 하나 제대로 없는데도 매년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기꺼이 장거리 비행을 하고, 트럭을 타고, 쪽잠을 자고, 무거운 짐을 들고 오지를 찾아 무료 진료를 하며 수술을 해오신 많은 분들이 계시지요. 함께 할 활동과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새벽부터 빵을 만들어 나누는가 하면, 난민이 된 이들을 찾아 몸과 마음의 아픈 곳을 치료하며 위로해 준 손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해마다 성탄 시즌에 결연 아동들의 성탄 카드와 소식을 번역하고 그 소식을 후원자들과 나누는 데 메신저가 되어 주시는 고마운 분들도 계십니다. 코로나로 어느새 만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분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로나야 어서 속히 사라져주렴~”. 하고 더 바라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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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반가운 하이파이브



그렇다고 우리에게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나눌 기회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비록, 이전처럼 직접 찾아가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호흡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시간을 나누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많은 시간은 어려워도, 일상의 짧은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분들을 위해 프렌즈가 준비했던 활동이 ‘핸즈온활동’입니다. 물건이 귀하고, 부족한 해외 사업장의 아동들을 위해 자신의 정성으로 만들어 완성된 물품을 선물하는 활동입니다. 펠트천에 바느질로 만드는 프렌즈 필통 만들기로 시작한 이 활동은 최근 컬러링 티셔츠, 에코백과 필통 만들기로 확대되었습니다. 한 분, 두 분, 키트 후원과 봉사를 신청해 주시더니 어느덧 이 활동에 참여한 누적 봉사자의 수가 4천 명을 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업 단위의 임직원 봉사활동 요청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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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트 필통 키트



이 자원봉사의 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필통과 가방, 티셔츠를 선물하는 것을 넘어서서 보다 큰 변화를 만드는데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활동의 DIY키트 후원을 통해 조성된 기금이 보다 장기적인 변화를 위해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후원금은 하루 3-4시간, 사하라사막을 관통하는, 작렬하는 태양 속을 걸어 등교하는 차드 암바타 지역의 원거리 통학생을 위한 자전거 후원에 사용되었고, 이후 두 번째 후원은 세네갈 칠레부바카르 지역의 문맹 퇴치와 기초 학력 신장을 위한 킷킷스쿨 프로그램에, 세 번째 후원은 세계 3대 빈민촌이라 일컬어지는 케냐 키베랴 마을의 아동들을 위한 솔라카우 프로젝트(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충전 시스템을 통한 교육 혁신 프로그램)에 후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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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에코백&필통 키트



코로나19가 지배한 지난 2년여 시간, 우리의 기억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요? 연일 발표되는 확진자 숫자, 마스크를 썼던 우리 모습들, 절망하고 낙심했던 가슴 아픈 기억들. 우리의 2년이 그런 기억들로만 남는 것은 너무 서글픈 일입니다. 우리 기억의 한 편을,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고,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로 남겨보시면 어떨까요? 그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핸즈온 봉사활동은, 개인/단체, 비대면/대면 모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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