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홍요셉 활동가
인도네시아 끄삼벤 지역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전인적 성장을 위해 시작한 PSA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지난 호에 이어 나누고자 합니다.
끄삼벤 지역에서 PSA 프로젝트가 한참 진행 중이던 어느 날, 말랑 남부지역에서 토마스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됐고, 이 만남이 현재 4개의 어촌 마을에서 PSA를 개척할 수 있게 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말랑 남부지역은 말랑에서도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으로 꼽힙니다. 특히 중학교부터는 오토바이로 30분은 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오토바이 기름값이 없어 학교 보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 지역조사와 PSA 설명회를 거쳐, 4개 어촌 마을(Sendang Biru, Bajulmati, BatuBengkung, Sidodai)을 대상으로 PSA를 시작했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직 알파벳을 모르는 친구부터, 덧셈과 뺄셈이 어려운 친구들까지 학습 수준이 확실히 낮아, 일단 학습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에 우선 목표를 두고 진행하였습니다. PSA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기초부터 다시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섬겼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머님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PSA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고, 등록을 원하는 대기자들까지 생겨났습니다. 현재 말랑 남부지역에는 67명의 아이들이 등록해 다니고 있습니다.
PSA는 아이들 뿐 아니라, 이 지역 어른들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끄삼벤 지역에서는 PSA 캠프를 열어 학부모들을 초대하고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아이들의 가족과도 친분을 쌓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를 섬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마을이 다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철수한 마을도 있으니까요. 어느 한 마을의 PSA 위원회가 주인의식을 갖지 않고 의존적이며 방관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PSA는 위원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해 나가야 하고, 그것이 중요한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저희가 여러 번 만나 의논해 보았지만, 개선되지 않아 결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계속해서 PSA에 나오길 원하는 아이들은 다른 마을로 편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위원회가 마련한 PSA 장소
철수라는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운영 원칙을 따르는 것도 있지만, PSA는 장소나 시설 같은 하드웨어적인 것에 투자하는 것을 지양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간이나 시설에 투자를 하게 되면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버텨야 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기보다는 존립을 위한 운영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PSA는 이런 부분을 예방하고자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외부 자원보다는 내부자원으로,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하도록, 그리고 운영의 결정권을 현지인들이 가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PSA프로젝트를 통하여 이곳 아이들이 전인적인 성장을 이루며, 지혜를 배우고 자라날 수 있도록,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님과 가족들도 동일한 기쁨과 축복을 누릴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Terima Kasih(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