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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케냐 키베라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피다➀
2026-01-14

케냐 키베라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피다

 

케냐 키베라 슬럼가 한가운데에 있는 세이비어킹학교에서 10년째 다양한 창의적 교육과 돌봄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박숙영 활동가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2015, 케냐 키베라에 첫발을 내딛다

2015, 100일 된 첫째 아들을 품에 안고 케냐 키베라의 좁은 골목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검은 강물이 흐르던 이곳에는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생존을 위해 매일을 버티는 이들의 삶에는 가난만큼이나 각종 위험이 늘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키베라는 단순히 가난한 곳이 아니라 범죄의 온상이기도 했고, 이곳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정치적으로 혹은 범죄 집단에 의해 늘 이용당하곤 했습니다. 현지에 익숙해진 선배 활동가도 긴장을 푸는 순간, 카메라와 소지품을 빼앗긴 경험을 한 곳인 만큼, 활동 초반에는 늘 현지 학교 이사장님과 경찰과 함께 이동했고, 아이들을 만날 때조차 애써 경계심을 풀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 과정이 정신적, 재정적으로 힘겨웠지만, 그만큼 이곳의 현실이 만만치 않음을 매번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이비어킹학교에서의 만남

세이비어킹학교에서는 580여 명의 아이들과 함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한 끼가 유일한 식사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아이들에게 "하루 한 끼는 책임진다"라는 다짐 아래 급식을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장학금과 후원을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방과후 활동으로는 창의 예술교육을 진행하면서 미술과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레파스조차 잡아본 적도 없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며 환하게 웃습니다


특히 프렌즈의 지원으로 진행한 솔라카우 프로젝트(태양광 발전시스템)’는 정말 특별한 변화를 가져왔는데, 밤에도 밝은 빛 아래 공부할 수 있게 되면서, 아이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겪은 아이들은 솔라밀크(휴대용 배터리)에 내장된 라디오와 SD카드의 교육 콘텐츠를 통해 교육에 대한 적극성과 자존감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지속적이고도 추가적인 교육 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프로젝트였기에 관리를 맡은 저에게는 많은 숙제와 작업량을 안겨주었습니다.


학기 초에 솔라밀크를 아이들에게 지급했다가 학기 말에 회수하고, 학년별/기간별로 평균 학업성취도 및 출석도를 확인하면서 전후 데이터를 비교해야 했으며, 방학 동안에는 SD카드에 새 학기에 맞는 교육자료를 추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배분된 SD카드가 많이 분실되어 어려움이 생겼을 때는, ‘우리’, ‘공유’, ‘미래에 관한 캠페인을 같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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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밀크로 불빛을 비추는 아이들

그렇게 만 3년간 지속적인 관리를 받으며 솔라카우 프로젝트와 함께한 친구들이 2023년에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8학년 시험에서 매우 향상된 성적을 보이며, 최고 성적까지 기록하게 됐습니다. 놀랍게도 세이비어킹학교가 키베라에서 1등 학교가 되었고, 키베라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아이들이 생겨났습니다. 2023년 케냐의 고득점자가 500점 만점에 428점이었는데 세이비어킹학교에서 388점이라는 고득점자가 나온 것입니다! 또한 300점 이상 나온 학생이 6명에서 14명으로 증가했으며, 평균 점수도 244점에서 257점으로 향상되었습니다. 키베라는 세계 3대 빈민촌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극심한 슬럼 지역인데 그런 곳에서, 이런 성과가 나왔다는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열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시고 힘써주신 프렌즈 후원자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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